2004년 곡성군 입면 서봉리에서 김 관장은 조손가정과 한부모 가정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집 거실에 '길 작은 도서관'을 열었다. 남편과 함께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하며 시작한 이 공간은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을 위한 한글교실로 확장되어 '시집살이 詩집살이'와 '눈이 사뿐사뿐 오네' 출간으로 이어졌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인형극과 다큐멘터리 '시인 할매'로 제작되었고, 사립도서관으로서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벽화와 정원 조성으로 지역 명물이 되었다. 최근에는 청년 협동조합 '덕스텝'이 함께하며 웹툰과 음악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세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 공로로 김 관장은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의 제24회 우정선행상 대상을 수상했다.[출처:광주일보. 2024.11.5. 김미은 기자. 기사 축약]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어느 봄날, 김 관장은 자신의 집 거실 한켠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2004년, 곡성군 입면 서봉리에 정착한 그녀의 마음속에는 늘 아이들을 향한 걱정이 자리했다. 특히 조손가정과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방과 후 갈 곳 없이 방황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목회자인 남편과 함께 결심했다.
"우리 집 거실이라도 열어주자." 그렇게 '길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었고,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와 함께 책을 읽을 공간이 생겼다. 도서관이 자리를 잡아가던 어느 날, 김 관장은 책 정리를 돕던 할머니들이 한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평생 글 모르고 살았어도 괜찮아. 이제부터 배우면 되지." 그렇게 시작된 한글교실은 할머니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할머니들이 어느새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 결실로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와 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가 세상에 나왔다.
"우리 할머니들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김 관장의 바람은 인형극 '시인 할매를 만나요'로 이어졌다. 할머니들과 함께 만든 인형극을 들고 학교를 방문하자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이 특별한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시인 할매'로도 제작되었다. 하지만 사립도서관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재정적 어려움은 계속되었다. 퇴직금을 중도 인출하고 밤잠을 설치는 날도 많았지만, 김 관장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도서관 벽에 그려진 알록달록한 벽화와 정성스레 가꾼 정원은 어느새 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세월이 흐르고 마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덕스텝'이라는 청년 협동조합이 들어와 아이들에게 웹툰과 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 도서관을 찾았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다시 마을로 돌아왔고,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은 자신감 넘치는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 도서관은 세대를 잇는 다리예요." 김 관장의 이런 신념과 20년간의 헌신은 마침내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24회 우정선행상 대상으로 인정받았다.
도서관 창가에 앉아 김 관장은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과 그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할머니들을 바라본다. 처음 시작할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이다. 한 끼 밥과 책 한 권으로 시작된 작은 변화가 마을 전체를 바꾸어 놓았다. "내가 한 일은 그저 문을 열어둔 것뿐이에요. 들어온 건 사람들의 마음이죠." 그녀의 눈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진다. 작은 거실에서 시작된 도서관은 이제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 잡았다.
[헌시]
길 위의 작은 도서관
거실 한켠 문을 열어
세상을 품은 당신의 마음처럼
아이들 웃음소리 번지는 곳
'길 작은 도서관'이라 이름 지었네
한글 모르던 할머니 손끝에서
시집살이가 詩집살이로 피어나고
눈이 사뿐사뿐 내리던 그 겨울
할매들의 이야기가 책이 되었네
퇴직금 털어 지킨 꿈의 공간
벽화 그리고 정원 가꾸며
스무 해 세월 흘러도
당신의 등불은 꺼지지 않았네
아이들은 자라 청년이 되고
청년들은 다시 마을로 돌아와
할머니의 지혜와 함께 어우러져
세대의 다리를 놓는 당신
우정선행상의 영광보다
더 빛나는 것은
당신이 지켜낸 작은 거실의
큰 울림입니다
[하이영 생각]
이 시는 따뜻한 인간애와 공동체의 중요성을 아름답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길 작은 도서관'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책을 읽는 장소를 넘어, 세상을 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번지는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이는 마치 열린 문처럼, 사람들을 환영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포용력 있는 마음을 상징합니다. 특히, 한글을 모르던 할머니가 시를 쓰게 되고, 그녀의 삶의 이야기가 시집으로 피어나는 모습은 감동적입니다. 이는 배움의 끝이 없고, 모든 이의 삶이 가치 있는 이야기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겨울의 눈이 사뿐사뿐 내리는 장면은 차분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더하며, 이러한 변화와 성장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이 시는 공동체 속에서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 관계를 강조합니다. '길 작은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이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장소로, 우리에게 소중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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